남극광, 태즈메이니아 © 루크 챠키(Luke Tscharke)
호주의 계절별 자연 체험
호주의 자연 체험은 놀랍고도 감동적이면서 때로는 쉽게 만나기 힘듭니다. 멀더라도 꼭 체험해 볼 만한 7곳의 명소를 소개합니다.
브룸(Broome)에서는 보름달이 뜰 때마다 특별한 일이 생깁니다. 달이 뜨면서 달빛이 로벅 베이(Roebuck Bay)의 갯벌에서 반사되어 달로 올라가는 "계단"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 착시 현상은 달이 지평선 위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때 마법과도 같은 광경을 선사합니다. 조명을 어둑어둑하게 낮추고 현지인들이 디저리두를 연주하는 맹그로브 호텔(Mangrove Hotel)의 야외 바에서 이 광경을 구경해 보세요. 아니면 근처 타운 비치(Town Beach) 야시장에 돗자리를 깔고 보는 것도 좋습니다.
호주는 화창한 여름 날씨로 유명한 곳이다 보니 호주의 가을이 얼마나 독특하고 아름다운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즈메이니아(Tasmania)에서는 나무가 무성한 초록빛에서 화사한 빨강과 황금빛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을 "페이거스의 단풍(turning of the fagus)”이라고 합니다. 이 색색의 장관을 가까이에서 보기 가장 좋은 곳은 크래들 마운틴-세인트 클레어 호수 국립공원(Cradle Mountain-Lake St Clair National Park)과 마운트 필드 국립공원(Mt Field National Park)입니다.
시드니(Sydney)에서 차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저비스 베이(Jervis Bay)는 깨끗한 백사장과 푸른 초목으로 유명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아주 특이하면서도 아름다운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플랑크톤 안에서 발생하는 화학 반응으로 인해 저비스 베이의 물은 때로 해안을 따라 빛나는 푸른 소용돌이처럼 보입니다. 밤에만 볼 수 있는 이 이례적인 자연 현상은 일년 중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기온이 높은 계절에 더 흔하게 목격됩니다.
태즈메이니아에는 남반구에서 가장 큰 라벤더 꽃밭이 있고, 활짝 핀 보라색 꽃들이 끝없이 펼쳐진 이 환상적인 장소는 호바트(Hobart)와 론체스톤(Launceston)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태즈메이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라벤더 농장인 브리드스토우 라벤더 이스테이트(Bridestowe Lavender Estate) 또는 포트 아서 라벤더 팜(Port Arthur Lavender Farm)에 가면 그림처럼 아름다운 라벤더 꽃도 보고 그 꽃의 달콤한 향을 담아 만든 다양한 비누, 문구류, 아이스크림과 꿀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봄이 오면 호주 각지에서 야생화가 활짝 핍니다. 데이지가 어여쁜 색깔로 초원을 빈틈 없이 채우고, 섬세한 난초가 숲길 옆까지 피어 나며, 건조한 땅에서 클리안투스가 고개를 내밉니다. 야생화는 거의 모든 주에서 볼 수 있지만 가장 돋보이는 장소를 몇 군데 꼽으라면 남호주(South Australia) 마리(Maree), 빅토리아의 그램피언스(Grampians), 그리고 꽃의 종류만 12,000종이 넘는 서호주(Western Australia) 여러 지역을 꼽을 수 있습니다.
10월이나 11월에 비행기로 시드니(Sydney)에 가보셨다면 도시가 온통 '자카란다 블루'라고도 하는 독특한 보라색으로 뒤덮인 모습을 보셨을 수 있습니다. 자카란다 시즌에는 시드니 말고도 이렇게 활짝 핀 꽃 때문에 온통 보라색으로 바뀌는 곳들이 호주 곳곳에 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 북쪽에 있는 그래프턴(Grafton)에서 열리는 자카란다 페스티벌(Jacaranda Festival)에 가거나 애들레이드(Adelaide), 브리즈번(Brisbane), 퍼스(Perth), 멜버른(Melbourne)에 가도 자카란다가 만들어 내는 마법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북반구의 북극광(Aurora Borealis)과 마찬가지로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는 남극광(Aurora Australis)은 깜박이는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빨간색 빛으로 밤하늘을 환하게 비춥니다. 남극광은 호주 최남단 주 태즈메이니아에서 겨울철에 가장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브루니 아일랜드(Bruny Island), 새틀라이트 아일랜드(Satellite Island), 베더스트 하버(Bathurst Harbour), 크래들 마운틴-세인트 클레어 호수 국립공원은 남극광을 제대로 보는 데 꼭 필요한 낮은 광원의 환경을 제공합니다.